현재 한국은 주거 유형 중 공동주택(아파트, 원룸, 오피스텔 등)의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이제 떼놓을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층간소음은 대부분 바닥에 충격이 가해져 발생하는 바닥 충격음이 주된 소음원입니다.
기존의 대부분 주택의 구조 형식은 벽식구조로, 벽식구조 주택 자체에 있어서 소음을 줄이는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알아볼 논문은 기존의 벽식구조를 라멘구조로 변경하여 층간소음을 저감 하는 것에 대한 연구입니다.
먼저 라멘구조와 벽식구조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라멘구조
라멘구조는 다음 사진과 같이 기둥과 보를 통해 건축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입니다.
장점
1. 내진성
기둥과 보를 이용하여 하중을 버텨내는 방식으로 기둥과 보 사이의 이음 부분을 제대로 접합만 한다면 기존의 벽식구조보다 내진성이 높습니다.
2. 자유로운 평면 개조
내력벽이 없기에 가벽 구조로 하여 정해진 평면 없이 개조가 유리합니다. 기존의 벽식구조는 벽 자체가 내력벽(건축물의 하중을 직접적으로 버티는 구조체)으로 평면을 개조하기 어렵습니다.
3. 바닥 충격음
벽식구조는 윗 층의 바닥 충격음이 벽을 통해 전달됩니다. 반면에 라멘구조는 벽이 없기에 벽이 차지하는 면적보다 적은 기둥으로 바닥 충격음이 전달됨으로 벽식구조에 비해 적은 바닥 충격음이 전달됩니다.
단점
1. 공사비용 증가
라멘구조는 벽식구조보다 공사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라멘구조는 보가 존재하기에 그만큼 층고에서 손해를 보고 들어가기에 같은 층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2. 시각적/공간적 방해
라멘구조는 기둥이 존재하기에 건축물 한복판에 기둥이 있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기둥은 시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라멘구조의 보는 앞서 말했듯 층고에서 손해가 있기에 공간적으로 방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공기 전달음
라멘구조는 내력벽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력벽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공기로 전달되는 소리가 차단될 방법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면 공기 전달음이 차단되긴 하지만 보-기둥-가벽 간의 이음부 접합이 정밀하게 되어야 합니다.
벽식구조
벽식구조는 다음 사진과 같이 내력벽으로 건축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입니다.
장점
1. 공기 전달음
벽식구조는 라멘구조에 비해 공기 전달음 차단 성능에 유리합니다. 라멘구조가 벽식구조와 같은 차단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보-기둥-가벽 사이의 이음 부분을 빈틈없이 정밀하게 접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벽식구조는 내력벽-슬래브 사이의 접합이 애초에 정밀하게 되고, 내력벽은 건축물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구조체로 공기 전달음 차단에 있어서 유리합니다.
2. 단열
벽식구조는 라멘구조에 비해 단열 성능이 뛰어납니다. 벽식구조의 벽에는 콘크리트가 이용되지만 라멘구조의 벽은 구조체의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단열 성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단점
1. 평면도 변경 어려움
벽식구조의 내력벽은 구조체로 위치 이동 혹은 철거가 불가합니다. 그렇기에 정해진 평면도에서 자유롭게 평면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2. 바닥 충격음
벽식구조는 슬래브와 내력벽이 일체화되기 때문에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에 있어서 불리합니다.
이와 같이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이 벽식구조에 비해 뛰어나다는 장점으로 애초에 공동주택 설계를 라멘구조로 하여 층간 소음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 이 논문의 요지입니다. 다음으로는 라멘구조 설계 시 고려사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라멘구조 설계 시 고려사항
라멘구조가 층간 소음을 해소하는데 장점이 있다고 해서 공동주택 설계 시 라멘구조를 채택하기엔 다음과 같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공진주파수
슬래브에서 발생되는 공진주파수는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슬래브가 얇은 경우엔 충격 발생 시에 바닥 슬래브만 진동하게 되지만, 슬래브가 두꺼운 경우 충격 발생 시 바닥의 진동에 의해 보 또한 진동하게 되어 바닥 슬래브가 더 크게 진동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큰 보로 둘러싸인 바닥 슬래브의 형상이 정사각형에 가깝고 면적이 30㎡의 작은 면적이 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간 활용성
라멘구조의 기둥과 보는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둥과 보를 실내공간의 외부(ex. 발코니)로 배치하거나 기둥과 기둥을 가벽과 가벽의 끝으로 연결하여 기둥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공기 전달음
라멘구조는 벽을 구조체 역할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벽을 콘크리트 벽체 대신 석고보드와 같은 건식 재료를 이용하여 내부 칸막이 벽체에 활용합니다. 공기 전달음 차단 성능이 콘크리트 벽체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둥-보-가벽 사이의 이음부 접합이 미흡할 경우 차단 성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제까지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슬래브에 충격 흡수재를 추가하거나 벽체에 흡음재를 넣는 방식으로 벽식구조 내부에서 해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는 공동주택의 구조 형식 자체를 변경하여 소음을 해결하고자 하는 색다른 접근을 하였습니다.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인만큼 라멘구조를 통해 자신의 집을 자신 마음대로 평면 구조를 변경하며 사용하게 되면 획일화된 평면의 공동주택 속에서 집 값이 집의 위치만으로 정해지는 세상에서 집 값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본 게시물은[김경우.(2023).라멘구조 형식 공동주택 표준모델 도출 및 완충시스템 개발.건축,67(8),17-20.]논문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황 야의 건축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간이 만든 공간]을 읽고 (0) | 2023.08.29 |
---|---|
기후변화에 대응해 건축물에 적용된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 (0) | 2023.08.23 |
건축 발상의 전환, 리프트 빌드(Lift-Build)공법 (0) | 2023.08.09 |
내진 보강 공법의 새로움.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 (0) | 2023.08.08 |
현대 공학의 결정체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0) | 2023.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