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야의 건축 이야기

내진 보강 공법의 새로움.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

황 야 2023. 8. 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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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2017년 포항 지진을 겪으며 내진 설계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해서 재고되고 있습니다.

2017년 포항 지진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6/2017111602278.html

 비내진설계 건축물들의 공통점은 지진 발생 시 기둥에서 취성(물체의 변형이 거의 없이 급작스럽게 파괴되는 현상)적 전단파괴(전단응력에 의해 미끄러져서 절단되어 파괴)가 일어나 구조물의 내진 성능이 급격하게 상실된다는 것입니다.수직 부재인 기둥의 파괴는 최악의 경우 건물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지진에 있어서 더 이상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계속되는 경고에 건축업계에서는 비내진설계 건축물들을 보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실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내진설계 건축물을 보강하는 방안을 '내진 보강 공법'이라고하는데  오늘은 그 중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에 대해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의 정의와 그 방법

 포항지진으로 전단파괴가 발생한 기둥은 대부분 기둥 내부 띠철근의 부족 또는 정착 불량으로 전단력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인 '전단 성능'이 부족해서 파괴가 발생했습니다.

 전단 성능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기둥 내부 띠철근의 역할을 외부에서 보강해주어야 하는데, 이때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을 사용합니다.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은 부족한 기둥 내부 띠철근을 기둥 외부에서  보강재를 체결하여 전단 성능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기둥 외부의 보강재는 기둥 부재 외부를 일정 소요 간격으로 둘러서 체결하는데, 이러한 형태는 내부 띠철근과 유사한 형태를 띠며, 형태뿐만 아니라 기능에서도 동일하게 전단 내력과 연성(재료가 파괴되지 않고 계속 늘어나는 성질) 능력을 향상합니다.

 좌 기둥 내부 띠철근의 모습 https://next-rebar.tistory.com/18, 우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 http://ariteo.com/introduction/seismic-strengthening/

 위 사진을 보면 외부에 둘러진 정착재가 기둥 내부의 띠철근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띠철근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의 원리

 이름 그 자체에서 알 수 있듯 기둥을 천공하여 삽입하는 앵커가 필요 없으며, 접착할 필요가 없는 내진 보강 공법입니다. 그 원리를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둥부재에 발생하는 전단력을 보강재 체결을 통해 저항하게 합니다.
  2. 이를 통해 기둥 부재의 전단 능력을 보강하고 연성 능력을 증진시킵니다.
  3. 기둥이 취성 전단 파괴로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고, 휨 연성 파괴를 유도하게 됩니다.

 이때, 취성 전단 파괴를 휨 연성 파괴로 유도하는 이유는 취성 전단 파괴의 경우 부재의 부실함에 대한 전조 증상이 없이 급작스럽게 파괴되어 적절한 시기에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비내진 건축물 기둥의 경우 지진 발생 시 전단 내력의 부족으로 먼저 사선 형태의 전단 균열(사인장균열: 콘크리트가 인장력을 받을 경우 단부에서 경사진 방향으로 발생하는 균열)이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작스런 붕괴가 일어났습니다.

 내진 보강된 기둥은 기존 기둥에 전단 균열이 발생하여도 균열이 더 이상 벌어지는 것을 막고 내력이 계속해서 유지 및 증가할 수 있도록 전단 내력이 보강됩니다. 또한 충분한 휨 거동을 통해 변형이 크게 발생하여도 이를 유지시켜 줌으로써 변형 능력도 증진됩니다.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의 특징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무앵커로 시공되기에 기존 기둥을 천공하며 생기는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기존 건물들은 대부분 오래전에 설계되어 도면이 없거나 띠철근이 부실한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기둥을 천공하기 위해서는 각 기둥마다 철근 위치를 탐사하여 철근이 절단되지 않도록 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철근의 위치를 적절히 탐사했다 하더라도 천공을 할 경우 철근이 절단되기도 하며 앵커가 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깊이까지 천공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의 대표적 예시  http://m.blog.naver.com/ddingtoo/40071990206

 또한 지하철 내 기둥 부재인 경우 기둥 부재에 에폭시를 도포하여 접착을 시키게 되는데 섬유 보강이 충분히 접착되지 못하고 지하철 진동에 의해 접착 불량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을 사용할 경우엔 앵커를 삽입하기 위해 기둥을 천공할 필요도 없으며, 접착을 위한 충분한 시간도 필요하지 않기에 체결 후 바로 내진 보강 효과가 발현되어 매우 적절한 공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제까지 대한민국은 지진에 안전하다는 생각에 많은 건물이 지진을 고려하지 않고 비내진 설계를 해 왔습니다. 그렇게 계속 건축물을 짓다가 결국 인명 사고와 재산적 피해가 생겼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도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이미 지어진 비내진 설계 건축물들을 어쩔 수 없지만,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 보강 공법 외에도 다양하고 적절한 내진 보강 공법으로 건축물을 하루빨리 보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본 게시물을 <문기훈.(2021).[엔지니어링 리포트] 비내진 건축물 기둥의 무앵커 비접착식 내진보강 공법.건축,65(11),46-49.> 논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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